2008년 11월 2일 첫째 일요일날에는.....
어제는 친정어머님의 첫기일이 쓸쓸하게 그리고 조촐하게 성당에서 연미사로 보냈고,
남편이 오창과학단지부근 건설현장에서 일한지도 많은 시간들이 흘렀다.
마침 오창에서 열리게 되는 친정 인천채씨 시제가 있다기에 슬쩍 함께 편승해보려는 타진을 넣었다.
남편을 오직 신랑얼굴을 한번 보겠다고
새벽부터 일어나 친정 오라버니댁이 있는 월계동을 향해 길을 나섰다.
따끈한 커피한잔으로 몸을 가벼이 풀고 오창을 향해 간다.
오라버니내외야 시제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마음이겠지만,
물론 친정의 선산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잠들고 계신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겐 남편을 만나는 일념이 더 기쁘고 반갑고 가슴 벅차는 일이다.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이 곱다.
산새도 아름답고 적당한 바람과 햇빛과 쾌적한 공기들이 더 기분좋게 만든다.
선산에 도착하여 안 오신 분들을 조금 더 기다리니 시제가 시작되었다.
작년에 엄마와 함께 동행하려 시제에 참가했었는데 그땐 큰오빠가 계셨었다.
큰오빠의 사회로 첫친정나들이에 많은 환영과 찬사를 받았던것이 불과 작년이었는데,
올핸 많이 쓸쓸하고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고 적극 참여 자세도 결여된채로....그저 그런 기분!
큰오빠에 이어 경진이가 새로운 총무에 등극하고...
소감공파 인천채씨 시제
올핸 진천에서 상을 차렸단다.
내년에 안산, 후년엔 우리집안 이라는데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사람의 사는 도리에 대해,
나도 조상님과 부모님께 절을 드렸다.
내년에 안산에서 젯상을 차린 모습을 다시 보고싶다.
희영이가 찍던 병아리 두마리
시제가 끝나고 오창과학단지에서 어렵게 찾아가 남편을 만났다.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
그의 건강과 안녕에 조상님들과 하느님과 부처님께 빽을 쓰고 싶다.
잠시였지만 그의 강한 3초간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하기에.
그리고 작은집 괴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복규네 배추밭에 경운기를 타고 갔다.
복규네 배추밭
복규네 배추밭
무뽑는 복규
복규는 무와 배추를 뽑았다.
그는 작은아버질 꼭 닮았다.
그가 몇 년전에 한번은 농촌의 힘든 애환과 자신의 삶의 어려운 부분을 내게 얘기한적이 있다.
"아버지가 계셨어도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친구들은 다 타지로 떠나고..."
지금은 농사와 건설현장의 일을 겸하고 있으면서,
그의 고단함은 줄어든 말수와,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끔씩은 반병의 소주가 그를 위로하지만
그는 여전히 미소가 아름답다.
배추뽑는 작은언니
배추속 작은언니
복규동생 종규 그리고 작은오빠
우리 복규
파밭에서 잡초제거하는 복규
무우
복규네 배추밭
복규야!
누나가 네 애인도 되어주고 친구도 되어주고 연인도 되어주고 말벗도 되어줄께.
항상 고운 미소 보여줘~~~
복규와
종규와
복규네 배추밭
복규야 종규야!
누난 어쩌다 도시에서 살고 있긴 하지만 사람이 꼭 도시에서 살아야 행복한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디서 살고 있는것이 중요함이 아니라, 그 외형이 중요함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는 삶이 행복한 것이란다.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가고 있는 너희들이 누난 좋다.
난 오늘 무우 뽑았다.
대개의 사람들은,
The more we have, the more we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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