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당국선도

[스크랩] 덕당국선도 제29호에 실린 글-"삶이 행복한 나"

艸貞 2010. 11. 14. 21:17

                                                    

                                                   삶이 행복한 나

 

                                                                                               채영재 광명지원 주부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동안에 있느냐?"

   "며칠사이에 있습니다."

   "너는 아직 도를 닦을 수가 없겠구나."

   다시 다른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동안에 있느냐?"

   "밥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너도 아직 도를 닦을 수 없겠구나."

   다시 다른 제자에게 물으셨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동안에 있느냐?"

   "호흡하는 사이에 있습니다."

   "훌륭하다. 너야말로 도를 닦는 사람이로구나."

 

 

 오래전 읽은 사십이장경의 한 구절이다.

이렇듯 생명이 죽고 사는 것은 호흡지간이며,

들이마신 호흡을 토하지 못하고 한 호흡이 멈추면

생명은 끝나고 만다.

 

 난 어떤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 경이로움의 실천법으로

국선도 단전호흡을 택했다.

내 어렸을 적 친정어머님의 기억은 늘 편찮으신 모습이었기에,

오히려 난 건강에 대해 일찍 신경을 쓰려 노력했다.

한때는 일을 하면서 건강을 위해 애써보았지만 일하면서, 살림하면서,

애를 키우면서 1인 3역을 하는 내겐

꼭 필요한 운동시간을 마련함이 쉽지만은 않았다.

바라던 소망으로는 45세 이후엔 내 시간을 가져보려 계획하면서도,

막연하게 남들 하는대로 등산, 아님 수영이나 해볼까

그저 그런 생각이었다.

감사하게도 모든 일을 정리한 것이 46세였다.

자연스레 단전호흡 선생님을 찾게 되었고,

크게 아프거나 불편한 곳은 없었지만,

건강하다 자부했던 난 내 몸뚱이도 주인을 잘못 만나

뻣뻣함의 극치를 보여 부끄러웠다.

그러나 출석부에 도장을 열심히 찍다보니

전조신법 시간이 고마워졌고,

하단전에서의 열감과 뜨거운 손바닥은

주체할 수 없는 희열감마저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안양 블루몬테에서

'환경아카데미숲해설가' 세미나에 참석하였다가,

새벽에 산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왼쪽 무릎에서

'뚝뚝뚝' 소리가 나더니만

병원과 한방을 왕래하며 10여 개월을 치료했다.

구부러지지 않는 내 무릎이 야속했지만,

그렇다고 수련을 거를 수 없어

전. 후조신법을 약하게 하며 호흡에 더 정신집중을 하였다.

내가 건강하기 때문에 단전호흡을 하는 건지,

내가 단전호흡을 하기 때문에 내가 건강한 건지

많이 아리송했지만 암튼 출석은 열심히 했다.

 

 시간이 흐르자 나의 무릎은 다시 회복되었고

호흡시간에 반가부좌 자세로 38분을 앉아 명상에 잠기면,

무한한 에너지가 샘솟는 걸 느끼기도 한다.

단전호흡이란 음양의 이치를 깨닫고 정, 기, 신을 통일시켜

육체적 능력을 벗어난 초심리학적인 결과를 목표로 함이 아닌가!

난 아직도 겨우 횡경막이나 넓히고

심장의 압박이나 풀어주는 정도이지만

밥도 먹어본 자만이 밥맛을 알 듯,

단전호흡도 단전호흡을 해본 자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난 단전호흡을 생활화하려 하고,

내게 있어 단전호흡은 단순한 동작이나 행위적 차원이 아니라

수련인 것이다.

그 수련의 깊이가 더해감에 따라 원기단법에 들어서면서부터

1번, 2번, 한 진도씩 올라가며 수련함은 매우 매력적이다.

우선 각 단계별 수련과정이 지루하지 않다.

그 매력이 양파와 같아 까도까도 새로움으로 더한다.

그맛은 쌉싸름하고 달콤하다고나 할까.

내가 방심하도록 놓아두지 않고 진지하게 더 노력해야함을

행공시간 동안에 배울 수 있는 난 언제나 공부하는 젊은이인 것이다.

 

 얼마 전 2007년 11월 17일 83세로 친정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

혈자리도 눌러드리고 조신법도 함께 하곤 했던 울 엄마이셨는데,

뉘라서 마음자리가 이리도 허전한가.

생과 사가 따로 없고, 생이 사가 되고 사가 생이 되므로,

개인은 죽고 없지만 인류 자체는 항상 존재함이 아니던가.

 

 요즘 컬러풀한 핑계로 단전호흡을 조금 등한시하였다.

오랜만에 출석해보니 다소 낯설음까지 느껴진다.

호흡은 뒤죽박죽 엉켜버려 이에 나 자신을 다시 가다듬어 보려 한다.

 

 첫째, 식사는 행공 1시간 전후에 한다.

둘째, 대소변은 수련 직전에 마친다.

셋째, 다사다언(多事多言)은 삼간다.

넷째, 양말, 안경, 시계, 반지, 목걸이 등 부착물은 벗거나 뺀다.

 

 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내 몸과 단전사상을 일치시켜

내가 우주가 되고 우주가 나 자신이 되는 것으로서,

모두를 나 자신으로 알고 소중히 생각해 자신과 연관된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을 그 목표로 하려 한다.

 

 엄마가 내게 주신 사랑이었듯이

사랑을 베풀면 사랑을 받는 사람이 좋아하고,

베푼 주체인 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불교에서 집착을 버리라고 하고,

기독교에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한 것은

도덕적인 측면을 떠나서 사후에 미완성된 영으로서

구천을 맴도는 비극을 없애기 위함이다.

난 그 사랑실천의 밑바닥에 단전호흡이 있고,

내가 가는 길 그 길 위에 국선도 단전호흡이 함께여서 난 행복하다.

앞으로도 쭈욱~.

 

 

 

 

 

 

 

 

 

 

 

출처 : yjjjang8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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