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자아중심성 <퍼옴자료>
목차
1. 개요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몰두로 인해 자신과 타인의 조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엘킨드(Elkind, 1967)는 피아제의 인지 발달론을 중심으로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이 상상의 청중(imaginary audience)과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의 두 가지 현상으로 표현된다고 보았다. 상상의 청중이란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믿는 인지적 경향성을 말하며, 개인적 우화란 자신의 경험은 너무나 독특하기 때문에 타인은 결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믿는 경향성을 말한다.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중기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대체로 약해지는 것으로 보고되지만나, 후속 연구자들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이 엘킨드가 제안했던 방식과는 다르게 발달하고 사라진다고 보기도 한다.
2.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이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adolescent egocentrism)이란 청소년기에 특수하게 관찰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몰두이며, 이로 인해 자신과
타인의 관심사를 적절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인지적 경향성을 말한다.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개념은 데이비드 엘킨드(David Elkind,
1967)가 제안했는데, 그는 피아제(Piaget)의 인지 발달 단계를 청소년에게 적용하여 이 시기 특수 행동을 설명하려
했다.
피아제(Piaget, 1951)의 관점에서 자아 중심성이란 주관적인 관점과 객관적인 관점 간의 구분에
실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이 인지 발달의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면서, 이전 시기보다 더 고등한 인지 능력을 습득함으로써
야기되는 일종의 부적응적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아제의 각 발달 단계마다 나름대로 자아 중심적 행동이 관찰된다. 그렇지만 청소년기의
자아 중심성은 이전 단계의 자아 중심성과는 몇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3. 청소년기 이전의 자아 중심성의 발달
피아제 인지 발달 단계 중 1단계인 감각
운동기(sensorimotor stage)
기간의 자아 중심성은 세상에 존재하는 특정 대상과 그 대상의 감각(sensation) 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에서 비롯된다(Elkind, 1967). 즉, 감각 운동기의 핵심 개념 중의 하나인 대상
영속성(object
permanence) 부재의 개념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아동이 대상 영속성을 획득하면 이제
전조작기(preoperation)로 넘어가는데, 이때 이들은 상징적 표상(symbolic representation)을 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이 시기 아동들은 특정 상징이 표상하는 대상과 현실의 대상
간의 구분에 실패하는 새로운 자아 중심성의 경향을 보인다(Piaget,
1951).
이러한 현상들은 특히 아동의 언어적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전조작기의 아동들의 대화를 들어 보면 이들이 중요한 정보를 누락시키고 마치 모든 사람이 그 상황을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Piaget,
1951). 이러한 전조작기의 자아 중심적 경향성은 이들이 상징(예, 언어)과 그 상징이 표상하는 대상 간의 구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들은 피아제의 보존 개념(conservation) 과제를 잘 풀 수 있는데, 이는 이들이 양이나, 수, 유목 개념 등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며, 실재하는 대상과 상징의 의미를 적절히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동들은 아직도 특정 상징의 의미와
그 상징이 표상하는 실제 대상의 지각적(perceptual)인 특성을 구분하지 못하며 그로 인해 자아 중심적 경향성을 보인다(Elkind, 1967). 즉 그들에게 가설이란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 근거해야 하며, 순수한
추상으로서의 가설은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기, 즉 형식적
조작기에 이르면 이제 이들은 현실의 장벽을 벗어나 완전히
자유롭게 심적 구성을 할 수 있다. 이들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가설적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능력을 발달시킨다.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에게
“하늘을 나는 개가 있다고 해 보자.”라고 말하면 많은 아동은 “개는 하늘을 날지 않아요.”라고 전제 자체를 부인할 것이다. 하지만 형식적
조작기의 청소년은 이와 같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조건문을 무리 없이 이해한다.
4.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대두
이러한 의미에서 형식적
조작기는 진정으로 사고의 정복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Elkind,
1967). 이들은 이제 자신의 생각을 보다 잘 개념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각까지도 개념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지
능력의 발달은 청소년기의 자아 중심성의 발현으로 이어진다. 엘킨드(Elkind,
1967)에 따르면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청소년들이 타인의 사고 과정에 대해 인지할 수 있게 되는 반면, 그 타인이 사고하는 대상과 자신이
사고하는 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청소년기에는 급격한 신체 발달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 시기는 자신의 몸의 변화에 매우
민감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McCabe
& Ricciardelli, 2003). 이 시기는 또한 뇌 발달, 특히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영역의 뇌 발달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Shaw
et al.,
2006), 그로 인해 야기되는 인지 발달이 눈에 띄게 관찰되는 때이기도 하다.
그 결과 청소년들은 자신의 신체와 감정, 인지에 대해 수준 높은 사고를 할 수 있으며,
흔히 메타 인지(metacognition)라 불리는, 생각에 대한 생각, 혹은 사고에 대한 사고의 능력이 급격하게 발달한다. 실제
많은 청소년들은 자신의 증가된 메타 인지 능력을 일상생활에도 적용한다. 이들은 종종 망상에 빠지며 자기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백일몽(daydreaming)의 증가는 이 시기의 메타 인지의 발달로 설명될 수
있다.
이렇게 자기에 대해 급격하게 몰두하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사고 과정과 타인의 사고 과정을 구분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가장 쉽게 생각해 볼 만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자신의 사고와
타인의 사고를 과소 구분하는 것이고, 아니면 자신의 사고와 타인의 사고를 과다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사고 과정을 너무 구분하지
못하여 타인도 자신만큼 자신의 관심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믿을 때 대두되는 현상은 상상의 청중(imaginary audience)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감정이나 관심사를 타인의 생각과는
너무 다르다고 과다하게 구분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
현상으로 나타난다.
5. 상상의 청중
상상의 청중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한 측면을 말한다. 이들은 자기가 자신의 외모와 행동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Elkind,
1967). 예를 들어 초기 청소년들은 음악회장이나 축구장에 갈 때 무슨 옷을 입고 갈 것인지를 한없이 고민한다. 사실 그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음악회와 축구를 보러 온 것이지, 그들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에는 물론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이들은 빨리 준비하라는 부모의 독촉에 흔히 “사람들이 쳐다본단 말이야!” 하면서
반항하곤 한다. 청소년들의 요란한 옷차림(그리고 자신의 옷차림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일부러 멋있게
보이려고 도발적이거나 시선을 끄는 행동, 때로는 유치한 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의 특징은 이러한 상상의 청중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Elkind,
1978).
상상의 청중 현상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정적 감정이 왜 ‘죄책감(guilty)’이 아니고 ‘수치심(shame)’인지를 잘 설명해 준다(Lynd,
1961). 또 그들이 왜 청소년기가 되면서 거울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극적으로 증가하는지, 그들이 왜 이 시기가 되면서 또래에 대한
동조가 증가하는지(Brown,
1990)에 대한 인지 발달적 설명의 틀을 제공한다. 실제로 청소년기의 동조 행동은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성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성인들은 흔히 “10대들은 완전히
똑같이 입고 다님으로써 완전히 다르게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을 지닌 존재이다(Santrock, 2007).”라는 표현으로 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꼬집는다. 상상의 청중의
관점에 따르면 이들의 동조 행동은 같은 옷을 입음으로써 (자신에게 주목하는) 친구들의 놀림이나 비웃음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6. 개인적 우화
개인적 우화는 청소년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에 대한 경험과 타인의 생각을 너무 과다하게
다르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오는 또 하나의 특징적인 자아 중심적 경향성이며, 자신의 경험은 너무나 독특하여 다른 이가 알 수 없다는 믿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여자 친구와 헤어진 남자 청소년은 자신의 이 아픈 마음은 세상에서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연애하다가 헤어지는
것은 세상 사람 거의 누구나 경험하는 일임에도 이들은 줄곧 “엄마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아!”라는 식으로 말하곤
한다.
청소년기의 개인적 우화 현상은 특히 이들의
일기에서 잘 드러난다. 청소년의 일기나 개인 홈페이지에 쓰인 글에는 종종 자신의 경험과 좌절, 고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개인적 우화가 과다하게 발달할 경우
무적감(immortality), 즉 자신은 독특하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불행도 비켜 갈 것이라는 믿음을 야기할 수
있다. 이들은 위험 행동의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위험 행동에서 야기되는 부정적인 결과에서 자신만은 예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무적감은 청소년기 때 왜 위험 행동이 늘어나는지 일부 설명해 준다. 실제로 몇몇 경험적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자아 중심성을
보이는 청소년일수록 높은 수준의 위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Alberts, Elkind,
& Ginsberg, 2007). 예를 들어 개인적 우화 경향성은 여자 청소년이 피임을 하지 않은 채로 성
행동에 관여하는 경향과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Arnett,
1990).
7.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 개념의 평가
자아 중심성이 새로운 인지 발달 단계에 이르러 등장하는 인지 능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면,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영원히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형식적
조작기가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의 마지막 단계이므로).
그렇지만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으며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보통 이들의 자아 중심성 경향은 약 15-16세를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Elkind
& Bowen,
1979).
엘킨드(Elkind, 1967)에 따르면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 경향의 감소는 두 가지 다른 기제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상상의 청중 경향의 감소에는 인지적인 측면이 보다 많이 관여한다. 나이가 들면서 청소년들은 점점 상상이 아닌 실제의 청중으로 자신을
보는 사람들을 대치하기 시작한다.
즉, 이 변화는
자신에 대한 관심사와 타인의 관심사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는 사회 인지 능력의 발달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반면 개인적 우화의 경우
관계적인 경험의 증가가 더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들은 에릭슨(Erikson)의 발달 단계 중 6단계인 ‘친밀감’을 획득하게 되면서, 그리고 친밀한 대상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유사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유사한 고민과 경험을 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면서 개인적 우화 경향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즉 청소년기의 자아 중심성은 인지적 측면의 발달과 정서적 측면의 발달을 통해 극복된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후속 연구자들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등장과 해소에 대해 다른 견해를 내 놓기도 했다. 예를 들어 몇몇 청소년 심리학자들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이 피아제의 인지 발달에서
전적으로 야기되는 인지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에 따른 갈등이 방어적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Lapsely
& Murphy,
1985; Vartanian, 2000). 어떤 학자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청소년기에
증가하는 모호성, 즉 어린 아이도 성인도 아닌 상태에서 자신만의 사회 문화적 위치를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제안한다(Martin & Sokol,
2011).
다시 말해 이 현상은 청소년이 특정 사회
맥락에서 그들만의 자아
정체감(ego identity)을 형성하려는 노력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대두와 해소를 이해하려면 피아제의 인지 발달론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처한 특정 사회 문화적 맥락과, 이 맥락에서 이들이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어떠한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주장은 엘킨드의 개념이 너무 피아제 식 인지 발달의 측면에서만 묘사되어 있다는
비판으로도 이어진다. 자아 중심성이 타인에 대한 조망 수용(perspective taking)과 깊은 관련이 있다면 이 개념은 물론 인지적이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의 조망 수용은
순전히 인지적 요소에만 좌우되지는 않는다. 타인과 자신의 관점 차이를 이해하는 능력은 경험, 즉 타인의 관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접해 보았는가에
의해서도 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어린 시절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맥락이 가정이기 때문에 이 능력은 초기 양육 환경에서부터
습득된다(Bolger
& Patterson, 2001).
따라서 아동과 부모와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제한되거나 낮은 질의 의사소통만 경험했다면,
이들은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결함을 보이거나 부적절한 이해를 형성하게 된다(Waldinger, Toth,
& Gerber,
2001). 실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거부적 양육이나 학대를 받았던 청소년들은 또래에 비해 더 높은 자아 중심성을
보이는데(Burack,
Flanagan, Peled,
Sutton,
Zygmuntowicz, & Manly,
2006), 이는 자아 중심성의 발달을 이해하려면 인지적 측면이 아닌 사회적 측면 역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이 순수히 피아제의 인지
발달과 관련이 있다면 자아 중심성의 경향성과 피아제의 형식적 조작기의 발달 양상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경험적 연구들의
결과는 이러한 가능성을 지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몇몇 연구들은 자아 중심성 경향이 가장 높은 시기는 형식적 조작기가 아니라 오히려 구체적
조작기라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Gray
& Hudson,
1984; Peace
& Harding, 1986; Riley,
Adams, & Nielsen, 1984). 더 나아가 아예 인지 발달과 상관이 없다는 연구(Jahnke & Blanchard-Fields,
1993; O’Connor
& Nikolic, 1990)도 보고되고 있으며, 심지어 형식적 조작 능력과 역상관이 보고되는 연구도
있다(Lapsley, Milstead, Quintana, Flannery, & Buss,
1986).
또한 자아 중심성 경향에서 성차가 보고되는
이유도 인지 발달적 관점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원칙적으로 피아제의 형식적 조작기의 발달에는 성차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 경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성차가 발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어떤 연구들에 따르면 이 경향성은 여성에게서 더 크게
발견되며(Anolik,
1981; Elkind
& Bowen,
1979; Goossens, 1984; Gray
& Hudson,
1984; Peace
& Harding, 1986; Riley
et al.,
1984), 또 어떤 연구에서는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발견되어(Lechner
& Rosenthal, 1984), 성차의 일관성도 별로 크지 않은
편이다.
더 나아가, 일부 학자들은 엘킨드의 주장
자체의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보기도 한다. 전술했듯이 엘킨드는 상상의 청중이나 개인적 우화는 인지 발달에서 야기되는 부적응적 부작용이며, 이
현상이 청소년기 초기에 등장하다가 인지 발달과 대인 관계의 발전을 통해 해소되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몇몇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보고하는 ‘다른 이가 자신을 어떻게 쳐다보는가’에 대한 걱정은 자신이 모르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구체적인 타인의
평가와 그로 인해 야기되는 실제의 결과라고 본다(Bell
& Bromnick, 2003). 즉, 이들의 걱정은 상상의 청중이 아닌 실제의 청중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또 어떤 연구들은 이 현상이 연령이 증가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제안한다(Peterson & Roscoe,
1991; Rycek,
Stuhr, McDermott, Benker,
& Swartz,
1998; Schwartz, Maynard, & Uzelac,
2008). 이들은 자아 중심성이 급격하게 새로운 환경이 대두되는 시기가 되면 다시 등장한다고 보는데, 그 대표적인 시점이 대학교 입학이다.
실제 대학생들은 오히려 이전 시기보다 자아 중심성이 높은데, 이 시기에 자아 중심성이 높아지는 것은 이들이 이 경향을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을 돕는 적응 기제로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Schwartz et
al., 2008).
즉, 자아 중심성은 인지 발달 과정의 부적응적 부산물이라기보다는 적응을 돕는 긍정적 측면
역시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연구에 따르면 자아 중심성은 청소년기 정신 건강과 정적인 관련성을 보이기도 한다(Goossens, Beyers,
Emmen, & Van
Aken, 2002).
이러한 이유에서 최근의 많은 청소년 연구가들은 자아 중심성의 고전적 이론이 어떻게든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직 대부분의 청소년 관련 서적에서 엘킨드의 주장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상태이지만, 추후 연구의 축적에 따라서는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
집필 : 김근영(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출처]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작성자 m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