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박 꽃 그리고 호박꽃

艸貞 2008. 9. 27. 12:14

하이얀 박꽃은 엄마의 마음을 닮았다.

하얀 꽃이 너무 좋아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마당엔 박을 심었다.

올핸 유난히도 예쁜 박이 달렸다.

 

 

우리집 기둥난간에 메달려 하늘과 잘 조화를 이뤄 낸 박

올해 달린 박은 마치 조선 청자를 닮았다.

조선 청자에 들어가 백자 상감기법과 닮아 너무도 근사한 박이다. 

문향도 날아가는 새를 펼치고 있는 자체다.

어찌 이리도 오묘하게 이쁠까

올해는 완전 예술경지의 박이 자랐다.

 

 박

 

많은 시련 겪어내고 탐스런 열매를 맺음은 위대하다.

위대하다 못해 황홀하다.

 

 박

 

기둥난간을 부여 잡고 메달려 있는 예쁜 박

 

 박 꽃

 

하이얀 박꽃이 필때면 환장하게 엄마가 보고싶다.

하이얀 박꽃을 우리엄마도 무지 예뻐했었으니까

엄마를 닮아서 엄마가 좋아해서

하얀 박꽃이 더 예쁘다.

 

  

박꽃 피는 저녁

                                 신 용

 

박꽃이 곱게 피는 어스름 저녁

밤하늘 하나 둘 별들이 뜨면

반디는 반짝반짝 등불을 들고

초가집 봉창마다 별빛을 나른다.

 

박꽃이 곱게 피는 초가을 저녁

초가집 지붕 위 보름달 뜨면

부엉이 부헝부헝 어둠을 쪼고

구수한 옛이야기 꿈처럼 익는다.

 

 박 꽃

 

 애기박들.

 

 자라고 있는 박

 

맺힌 박들  

 

 호박꽃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호박꽃

 

호박꽃도 꽃이랍니다. 

 

살짜기 추운바람 부는 날

청초하게 핀 호박꽃이 억수로 예쁘다.

입 크게 벌리고 목젓을 힘껏 올려 곤충을 불러 보지만

추운 날에 곤충친구를 부르려 더 더욱 커다랗게 입을 벌려본다.

울 신랑은 왜 나보고 맨날 호박이라 할까

이다지도 환장하게 예뻐서 이었을게야

 

우리 마당에 올핸 유난히도 희고 예쁜 박꽃과 호박꽃이 피었다.

정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