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꽃 그리고 호박꽃
하이얀 박꽃은 엄마의 마음을 닮았다.
하얀 꽃이 너무 좋아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마당엔 박을 심었다.
올핸 유난히도 예쁜 박이 달렸다.
박
우리집 기둥난간에 메달려 하늘과 잘 조화를 이뤄 낸 박
올해 달린 박은 마치 조선 청자를 닮았다.
조선 청자에 들어가 백자 상감기법과 닮아 너무도 근사한 박이다.
문향도 날아가는 새를 펼치고 있는 자체다.
어찌 이리도 오묘하게 이쁠까
올해는 완전 예술경지의 박이 자랐다.
박
많은 시련 겪어내고 탐스런 열매를 맺음은 위대하다.
위대하다 못해 황홀하다.
박
기둥난간을 부여 잡고 메달려 있는 예쁜 박
박 꽃
하이얀 박꽃이 필때면 환장하게 엄마가 보고싶다.
하이얀 박꽃을 우리엄마도 무지 예뻐했었으니까
엄마를 닮아서 엄마가 좋아해서
하얀 박꽃이 더 예쁘다.
박꽃 피는 저녁
신 용
박꽃이 곱게 피는 어스름 저녁
밤하늘 하나 둘 별들이 뜨면
반디는 반짝반짝 등불을 들고
초가집 봉창마다 별빛을 나른다.
박꽃이 곱게 피는 초가을 저녁
초가집 지붕 위 보름달 뜨면
부엉이 부헝부헝 어둠을 쪼고
구수한 옛이야기 꿈처럼 익는다.
박 꽃
애기박들.
자라고 있는 박
맺힌 박들
호박꽃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호박꽃
호박꽃도 꽃이랍니다.
살짜기 추운바람 부는 날
청초하게 핀 호박꽃이 억수로 예쁘다.
입 크게 벌리고 목젓을 힘껏 올려 곤충을 불러 보지만
추운 날에 곤충친구를 부르려 더 더욱 커다랗게 입을 벌려본다.
울 신랑은 왜 나보고 맨날 호박이라 할까
이다지도 환장하게 예뻐서 이었을게야
우리 마당에 올핸 유난히도 희고 예쁜 박꽃과 호박꽃이 피었다.
정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