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

5)2008년 8월 25일 닷새째 만남의 시간들.

艸貞 2008. 8. 31. 12:57

난 새벽에 잠이 깨어 잠이 오지 않았다.

마짱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졌다.

아침에 일어나 마짱에게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고 다시 돌아와 걱정에 잠을 못 잤다고 하자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아이의 주관이 뚜렷하니 걱정하지 말란다.

일찍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들은 단전호흡을 하는 광명4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로 갔다.

가는데 마짱은 어제 샀던 연필 케이스를 오늘 몇 개 더 산다고 한다.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단전호흡을 하시는 분들은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

정갈하게 깔아진 매트위에 마짱도 자리를 잡고 유창한 한국말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1 - 단전호흡하는 마짱

 

사진2 - 단전호흡이 끝나고 광명4동사무소 앞

 

마짱에게 따라서 동작을 하되 무리하지는 말라고 했더니 제법 잘 따라해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앞에 앉으신 분이 지금 65세이신데 연세를 맞추어 보라고 했더니 45세라고 하여

오늘 한국에서 밥 사준다는 사람들 많이 만났다.

그리고 단전호흡 동작 중에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 졌다.

나는 수련 중의 일부분 일뿐 매일 연습하면 가능하다고 하니 신기하단다.

한국 사람들이 나이가 안 들어 보이는 이유를 알았단다.

단전호흡이 끝나고는 지난번 여성회관 컴퓨터 교실에서 만난 내 짝꿍이

동네 유치원에 근무하여 점심을 유치원에 가서 먹기로 했다.

그리고 마짱 따님도 일본에서 유치원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하면서 유치원에 가니

아이들을 많이 좋아했다.

 

사진3 - 유치원에 간 마짱

 

사진4 - 유치원에서 어린이다운 점심먹다.

 

              사진5 - 색동저고리를 좋아하는 마짱

 

밥을 먹고는 돌아오는 길에 연필 케이스를 더 사서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꾸렸다.

아이와는 대화를 하고는 다시 저녁에 얘기하기로 했다.

인사를 하는데 마짱은 아이에게 어머니께 걱정시키지 말라고 하면서 눈시울을 불 켰다.

그러곤 아이의 어깨를 다독이며 일본에 엄마와 같이 놀러 오라고 하고는 인사했다.

딸아이는 다행히도 밝은 얼굴로 마짱 아줌마를 배웅한다.

 

사진6 - 떠나기전 철산역 앞에서 마지막 사진 

 

마짱과 나는 지하철을 타고 중구 엠베서더 호텔로 갔다.

서울 지리도 잘 모르고 지하철이 편할 듯 해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홈스테이 내내 대중교통만 이용하였다.

비싼 유류가도 있었지만 지리에 어둡기도 하고 무엇보다 홈스테이가

지향하는 마음의 편안함 때문이기도 했다.

엠베서더 호텔 지리를 잘 몰라 많이 헤매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안내하는 분이 2F의 미팅장소를 알려 주셨다.

 

사진7 - 엠베서더 호텔에서 Hippo회원들을 기다리며.

 

많은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섞여 있었고 차차 일행들이 속속 도착했다.

일본인들은 모두 “Hippo Family Club"회원들이다.

모두들 다 함께 모여 서로 둥글게 원을 만들고 자연스레 언어를 습득하는

프로그램에 동참해 보았다.

 

사진8 - 놀이를 통해 언어를 배우는 모습

 

사진9 - 고릴라, 바퀴벌레 놀이를 하는 사람들.

 

가볍게 몸풀기 게임으로 "고릴라, 바퀴벌레"놀이를 하고는

어릴적에 많이 해봤던 "동대문 술레잡기"놀이를 했다. 재미있었다.

놀이가 끝나고 홈스테이의 피드백 시간이 되었다.

돌아가면서 이번 홈스테이에서의 느낌을 얘기하는 것이다. 

좀 획일화되고 정형화되어 있어 다소 딱딱하고 어색한 느낌도 들었지만

서로간의 친목과 놀이를 통한 언어 습득 방법이 우리나라에도 활성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였으면 하는 바램은

외국어를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나의 소망이기도 하다.

일본말과 한국말로 각자 느낌을 얘기했지만 나는 한국말로 시작해

영어로 내 소개와 흠스테이에서의 느낌을 얘기했다.

 

사진10 -  모두 앉아 홈스테이에서의 생활을 얘기하고 듣는 사람들.

 

사진11 - 앉는 자세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의 구분이 가능하다.

 

이번 홈스테이에서 마짱은 나와의 바쁜 일정을 잘 소화해내고

어딜가든 그녀의 친절함과 미소와 적극적인 성격에 귀여움을 받았고,

짧지만 긴, 긴것 같았지만 정말 짧은 4박 5일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 갔다. 

“Hippo Family Club"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함께 생활하며

관광의 목적이 아닌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며,

언어습득에 있어 공부가 아닌 같은 공간에서 지내며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사카 키 바라 요우”라는 분이 1981년에 창립하여 여러 나라

언어를 동시에 습득하되 어린아이가 자연스레 모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자연습득을 기본으로 하고 “홈스테이 활동”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교류하는 나라도 21개국에 달한다고 한다.

나는 이번 홈스테이를 참가하면서 좋은 인연을 맺어준

유니링크와 토토로하우스에 감사했다.

마짱은 한국어를 실제로 부딪치는 곳곳에서 일본어로 표기해 발음기호로

적어 배우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는 외국어를 힘들게 배우다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하여

또 다른 삶의 방법을 배우는 기회도 되었다.

마짱의 빽빽한 노트에서 그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그녀 또한 한국인의 끈끈한 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의 벽을 뛰어 넘어 하나 되는 그 징검다리 역할에,

민간 외교의 장에 마짱과 내가 주인공이 되었음이 기뻤다.

서로 영어로 주고받아 각기 한국말로, 일본말로 소화해내며 좌충우돌 함께

겪은 4박 5일이었지만 언어가 불편한 적은 별로 없었다.

가슴으로의 느낌은 다 같기 때문이다.

지구촌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었기에.

아~~ 나는 세계를 뛰어 넘은 자유인!

끝으로 마짱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우리는

가족 간의 친목도 도모하며 서로 왕래하며 지내자고 약속했다.

다시 한 번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유니링크에 감사드립니다.

지구인 채 영재 파이팅!

지구인 마짱 파이팅!

떠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그새 그녀가 보고 싶어진다.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가을과 함께 사랑을 듬뿍 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