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

2)2008년 8월 22일 이틀째 만남의 시간

艸貞 2008. 8. 31. 10:05

오늘은 어젯밤부터 몹시 심하게 마치 장맛비처럼 비가 왔다.

비는 많이 내리고는 있지만 난 꼭두새벽에 일어나 김밥재료를 준비하였다.

치자빛처럼 고운 왕겨 단무지를 네모모양으로 기다랗게 썰어놓고

뽀빠이가 먹어 기운 낸 시금치는 살짝 데쳐 참기름, 깨소금 넣어 살짝 무쳐놓고

붉으스름한 자줏빛 게맛살은 반쪽으로 잘라 나란히 놓고

풀어 놓은 계란은 계량컵에 한 가득 부어 얇게 지단을 만들어 기다랗게 썰어놓고

당근은 적당한 굵기로 채썰어 마늘과 소금을 넣어 살짝 볶아 놓고

김밥용 햄은 칼집난 자욱을 따라 자른 후 후라이팬에 살짝 볶아 놓고

오뎅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포도씨유 기름을 살짝 두른 후 후라이팬에 볶아

김밥재료를 준비한다.

그리고 김은 시중에서 파는 김 중에 한번 구운 김밥재료용 김을 준비한다.

또한 중요함이 밥이다.

밥은 평상시 밥보다 고슬고슬 꼬드밥이라 불릴 정도로 물을 적게 부어 밥을 한다.

그리고 충분한 뜸을 들인 밥을 참기름, 맛소금, 깨소금으로 알맞게 배합하여 비벼 놓는다.

이처럼 내 정성과 사랑이 들어갔으니 맛은 이미 따 놓은 당상!

재료 준비가 다 끝나자 마짱은 일어나 나왔다.

김밥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하자 마짱은 온갖 재료들을 넣어 김밥을 말았다.

원래 음식이란 만들면서 하나씩 집어먹는 음식이 맛이 난다.

김밥을 썰기 전에 내가 커다란 머그컵에 칼날을 가는 것을 보고는 마짱은

신기한 듯 눈을 깜빡거린다.

나는 도시락 체인점의 8년 경력 노하우가 녹아 있는데 이 정도 쯤이야.

맛도 간도 잘 맞는다며 극찬에 극찬하는 마짱이 더 예쁘다.

나는 예전에 여러 가지 야채를 먹이기 위해 아이들에게 김밥을 자주 만들어 주었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거렸다.

먹어는 봤는데 만들어 보기는 처음이라며 까르르 웃는 마짱의 미소가 더해져

더 맛있는 김밥이 나온다.

나는 매주 수요일 오후와 금요일 오전에 우리 마을 광명에 자리 잡고 있는

구름산에 가서 숲해설을 한다.

각자 자기가 만 김밥을 싸 갖고 우리는 구름산을 향해 갔다.

 

 사진1 - 김밥 만들고 설거지 하는 마짱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산에 오르는 이들은 하나도 없고 함께 숲해설 하시는

선생님 두 분이 오셔서 우리는 자연에 대해, 젊음에 대해, 일본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같이 고민하고 토의하고 논의했다.

숲해설 하시는 한 선생님은 영어 선생님이시니 우리는 함께 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또한 숲해설 하시는 조 선생님도 넋살과 유머로 비오는 구름산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고약한 날씨 탓에 한가하고 조용하여 오히려 우리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2 - 비 많이 오는 날에 구름산에 간 마짱

 

김밥을 싸갖고 갔지만 모두 바쁜 일정들로 일행들은 헤어졌다.

마짱과 나는 오후 프로그램을 위해 소하동에 있는 광명여성회관에 갔다.

오후에 나는 그 곳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비는 어느새 멎어 있었지만 갑자기 날씨가 많이 기온이 내려가 가을 기분이 났다.

조금 시간이 일러 내게 영어 문법을 배우고 있는 “Gloria" 집에 갔다.

Gloria는 라면을 맛있게 끓여 우리들에게 점심을 대접하였다.

 

 사진3 - "Gloria집에서 점심먹는 마짱

 

점심 식사 후에 영어 공부하러 여성회관에 갔다.

아이들이 방학인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결석을 해 한 열 명 남짓 출석했다.

마짱은 일본인답게 적극적으로 모두들에게 인사를 잘 했다.

우리들은 마짱을 박수로 환영했고 영어로 시작해 영어로 끝나는 수업을

마짱과 선생님과 모두 혼연일치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4 - 영어수업 마치고 마짱을 환영해준 영어교실 친구들과 선생님.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돼지고기 반근을 사갖고 집에 왔다.

마짱이 김치찌개를 좋아 한다고 말하여서 한국의 김치찌개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딤채에 있던 작년 겨울에 담은 김장김치를 꺼내 돼지고기 넣고 양파 넣고

김치찌개를 끓였다.

마짱이 맛이 있다고 해서 좋은 재료들 즉, 신토불이로써 신선하고 영양 많은 재료들과

나의 손맛이 합쳐지고 거기에 정성을 더하여 맛있는 거라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5 - 빨래를 삶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마짱

 

나는 저녁에 헬스에 가고 마짱은 피곤하여 싫다고 했다.

타지라 피곤하긴 하겠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 하고 피곤해 하고 체력이 약한가 보다.

아이들 키우고 남편의 사업을 도와 회사에 나가 경리 일을 봐주고

집안일 하고 하다보면 따로 운동을 할 시간이 없으나 앞으론 운동이 필요하단다.

나는 오전에 단전호흡을 하고 저녁에 헬스에 나간다고 하니 그래서 건강 체질 이란다.

 

 사진6 - 딸아이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쳐주는 마짱

 

저녁에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헬스장에 가보자고 하니 따라 나선다.

헬스장에 마련되어져 있는 헬스기구들을 마짱은 처음 접해본다며 신기해했다.

자전거 타기, 런닝 머신, 그리고 덜덜이를 해 본 마짱은 재미있다고 했다.

비용이 얼마냐 묻기에 한 달에 1만원 이라 하자 정말이냐며 가격이 저렴하여 놀란다.

한국은 정말 시민을 위해 복지정책이 잘 되어 있다고 했다.

내일은 나고야에서 함께 온 “Lady"가 이천에서 홈스테이를 해 이천에 가잔다.

마짱은 도자기 관람을 취미삼아 해 온 터였나 보다.

나는 이천에 간 김에 친구가 광주에 살고 있어 도자기를 구경하고

친구와 만나 저녁을 먹고 와도 되냐고 물으니 그러란다.

사실, 영어 공부 하는 "Jane"이 광명 동네에서 도자기 빗는 수업을 내일 하는데

함께 가자고 약속했었다가 이천에 가길 더 원해 도자기 빗는 수업을 포기한 상태였다.

내일은 이천에 가기로 약속했고 아침에 일어나는 대로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기로 했다.

헬스에 다녀오니 아이는 자고 있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오늘 저녁은 많이 싸늘한데.

계절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