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여행

6.한국에 가다.

艸貞 2008. 4. 29. 18:34

오늘 아침은 날씨가 활짝 개인 게 모처럼만에 인도네시아에서 햇살이 보인다.

아침에 큰 아들은 이곳 라면을 먹어봐야 한다며 혼자 주방에 들어 가 라면요리에 한창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이어 라면소비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이다.
마트의 상품 진열대엔 온갖 라면의 종류와 양에 놀랐고,
인니인 들은 한국라면은 가격이 비싸 사먹을 엄두도 못 내고 인니 산 라면을 사먹는다.
인구가 많기도 하지만 가난한 인도네시아인 들의 끼니를 책임져 주는 식사대용이기도 한데
그들은 음식을 많이 먹지 않기에 작은 포장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서도 한국인 들 끼리도 한국라면은 인기가 좋다고 한다.
우리는 공항에 가기 전에 리뽀 가라와찌 주택단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다행스럽게 날씨도 좋아 현우는 친구에게 “좋은 날씨에 보내줘 정말 고맙다.”라고 인사하고.

 

 사진1 - 인도네시아 마을 빨간 지붕


그런데 오늘 우리들을 공항에 데리고 나갈 기사가 바뀌었다.
아앙은 바빠 다른 볼일 보러 갔단다.
주택단지는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집들이 많이 있다.
난 아파트보다는 주택을 더 좋아하기에 눈 여겨 보았다.
적당히 시골스런 한가로움과 깨끗한 공기는 쾌적함을 더하고 무엇보다
복잡하지 않음이 어쩜 날 이곳으로 정착할 수도 있다는 희망사항이 생기게도 했다.
대지 200평쯤에 건평은 1층에 25평정도로 2층쯤의 주택을 희망해 볼까나.
그러고 보니 여긴 건평, 대지가 다 크던데 내 희망사항 데로면 내 집이 가장 작겠는걸.
작으면 어떤가 맘만 편하면 그만이지.
게으르기도 하니 큰 집도 필요치는 않지 ㅋㅋ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손톱을 두번 이빨로 물어 뜯었다.
인도네시아의 하늘은 구름이 정말 예쁘다.

 

 사진2 - 구름이 정말 예쁜 인도네시아


어김없이 차는 많이 막히고.
공항에 도착하여 맥도날드에서 점심 먹고는 현우는 물 가지러 갔는데
디카, 지갑 다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가 소지품 조심하라고 한소리 들었다.
구두닦이 소년은 13살이나 되었나 얼굴엔 아직도 애기 티가 나기만 하는데.
우리는 입국신고서를 마치고 잠시 다시 공항 안에서 나와 잠깐의 만남을 다시 가졌다.
이제 가면 언제나 볼 수 있으련지.
헤어짐이 서운함에만 신경 쓰다가 공항 안에 들어와 보니 가지고 있던 인니화폐를 다 주고 온다는 게 까먹었다.
공항세도 10$에서 12$로 인상하여 난 달러대신 20,000rp를 더 냈다.
그런데 현우가 OVER STAY로 하루를 걸려 벌금 물었다.
근데 나도 딸도 OVER STAY라고 나오네.
헉~
대개의 한국 사람들이 그냥 달력보고 아~ 일주일이니까 아~ 한 달이니까
아~ 석 달이니까 아~ 일 년이니까 이렇게 간단히 생각하고는 그냥들 오는데
날짜 정확하게 계산해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7일 비자, 30일 비자, 60일 비자, 1년 체류 비자 이렇게 정확하게!!!
달러는 안 받고 인니돈만 받는다고 하여 인니 돈 바꾸느라 열라 뛰어 다녔다.
시간은 다 되어가고 그것도 인니 돈 200,000rp씩.
현우는 달러 바꾸어 돈 맞추고 나는 한화로 냈는데 딸아이 것까지 60,000원과 40,000rp를 더 냈다.
아 쯔발이 절로 나오네.
그래 나 날짜도 계산 잘못하는 내 불찰이긴 한데 한화 환율을 너무 낮추어 주는 것 아니야.
어렵게 벌금 맞추어 내고 열라 뛰었다.
행여 비행기 놓칠세라.

 

 사진3 - 인도네시아여 영원하라.

 

 사진4 - 저 멀리 흙탕물은 굽이쳐 흐르고..

 

 사진5 - 천사들이 숨바꼭질 하면서 노는... 아마도 여기가 보르네오 상공쯤.

 

 사진6 - 천사들이 숨바꼭질 하면서 노는... 보르네오를 약간 벗어난 상공쯤


현우는 캐세이 퍼시픽항공으로 홍콩에서 4시간짜리 경유 비행기 편이고
난 중화항공으로 타이페이에서 8시간 경유 비행기다.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보았다. 제목이 “즐거운 인생”이다.

 

 사진7 - 영화 "즐거운 인생"


영화내용보다는 영어자막만 쳐다보았다.
타이페이 공항에 도착하여 숙소인 “타이완 맥스”에 가려다가
그냥 Transit Lounge에서 기다리는데 문제는 또 냉방이다.

 

 사진8 - 타이페이 공항 Transit Lounge 가는 길


지금 타이페이의 날씨는 섭씨18~22도 정도라 딱 체질이라 생각했는데 추워 디진다.

인도네시아는 나라가 어려워 공항 어디도 냉방이 빵빵한데가 없어

내겐 차라리 온도가 맞았는데 여기 대만은 살림이 널널하다보니

공항안이 쾌적하고 깨끗하고는 한데 냉방에 힘을 너무 줘 추워 디지네.

청소하는 아줌씨도 겨울잠바 입고 청소를 하고.

내 정보에 의하면 담요를 빌릴 수 있다고 하여 배짱 좋게 여기서의

시간을 허락하였는데 직원은 커녕 너무도 조용함만이 시간흐름을 더디게 할 뿐이다.

가끔가다 바쁜 걸음의 여행객들만이 우르르 우르르 다닐 뿐.

지금쯤 현우는 집에 도착해 편안한 시간을 보내겠지.
우리는 직원 사무실 쪽 의자에 앉기도 하고 누워 자기도 하며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렸다.
이렇게 추울 줄 알았으면 타이완 맥스에 갈 것을.
새벽 1시쯤 어디서 영어 말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어눌한 한국말로 “한국분이세요?” 묻는다.
한국 Y대학교 교환 학생들이라는데 지금 막 홍콩에서 도착하였는데 2개월에 걸쳐
동남아를 일주하고 한국으로 들어가 다시 학교에 다닌단다.
여학생이 1명, 남학생이 2명인데 그들은 추운 데서도 잠이 오는지 의자에 누워 잔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온지 4개월, 6개월, 1년이 되었단다.
몇 마디 인사하고는 서로가 피곤하니 다음에 이야기 하자고 하였다.
근데 그중 남학생 한명이 신을 만한 신발을 타이페이 공항에 버리고 가더라.
귀찮은 게지. 요즘 젊은이들의 물질 만능주의의 폐해를 본 것 같아 괜히 씁쓸해진다.
공항내 목욕탕에서 깨끗하게 세수하고 간단하게 빵으로 새벽녘에 허기를 채우고는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사진9 - 타이페이 공항내 온시늄

 

 사진10 - 타이페이 공항내 서점 가판대에 진열된 이명박 대통령의 표지모델 잡지

 

 사진11 - 타이페이 공항내 책방


비행기 안에서는 다시 “즐거운 인생”을 보면서 왔다.

그리고 비행기 돌아오는 길엔 제법 여유도 생겨 비행기 행로를

읽으면서 오니 더 즐거운 여행길로의 귀국길이 되어 버려 심심하지 않았다.

즐거운 인생은 3번이나 봤다.

나의 즐거운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가졌다.

아 따스한 한국냄새!
바람 냄새가 다르고 무엇보다 말이 통해서 좋다.
저 멀리서 남편의 누런 이빨이 보인다.
*비용 공항세:10$+20,000rp
OVER STAY벌금:\30,000+20,000rp

*에필로그
1.여행은 마음을 버리는 연습이다.
2.여행은 하루라도 젊을 때 떠나라.
3.여행은 더 사랑하기 위한 일탈이다.
4.여행은 지구를 사랑하는 연습장이다.
5.여행은 희노애락의 축소판이다.
6.여행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의 장이다.
7.여행은 자신의 성찰의 시간이다.
8.여행은 조금 기다란 소풍이다.
9.여행은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보단 작은 자금으로 즐길 때 행복하다.
10.여행은 가족과 함께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