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자카르타에 다시 가다-첫째 날
또 다시 시작되는 “알라후 아크바르~~”는 새벽잠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엄청 피곤해도 들리는 소리는 어쩔 수가 없다.
저 소리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라면 당장에 꺼버릴 텐데.
저 소리가 TV에서 나오는 소리라면 당장에 꺼버릴 텐데.
아 귀를 막을 수도 없고.
종교는 얼마든지 인정하겠는데 일률적으로 들리는 저 소리는 시간이 좀 가야 적응이 될 듯싶다.
예전에 어릴 적엔 정오 때면 꼭 사이렌을 울려 낮 12시임을 알리는 오종이라 불리던 시간이 있었다.
오종소리를 듣고 안 듣고를 따져 점심시간 때쯤을 가늠하는.
매일 그 소리를 들었을 땐 이상함이 없었던 것처럼,
지금 여기 인니인 들에겐 알라의 소리로 들려 이상함이 없겠지.
아이들은 일요일답게 느긋하게 일어나 식사하고는 큰 아이는 나보고 “차를 쓰시겠어요? 묻는다.
“아니, 오늘은 그냥 쉬고 싶어.”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해 조금은 서먹함도 있었고 아이들과 별 할 말이 없기도 했다.
아이들은 밖에 나가고 난 안주인 없는 집에서 모처럼 따신 물로 목욕도 하고
한껏 게으름을 피우고 늘어지게 낮잠도 자며 싸인 피로를 떨칠 생각이다.
어제 비행기 안에서 냉방병이 걸렸나 감기기운이 돌아 머리도 아픈 게
그동안 준비해간 구급약을 오늘은 처음으로 먹었다.
여기 인니에 온 후로 한 번도 약을 먹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안과 밖이 온도차가 심함도 감기 걸리기에 알맞다는 생각이 든다.
밖은 푹푹 찌고 안은 쾌적한 온도라고는 하나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싫어하는 나는
적응훈련이 필요한가보다.
자연의 상태 그대로가 좋은 난 인니의 날씨가 덥다는데 그런 데로 참을 만하니 난 딱 인니인 체질인가 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움은 내 책과의 만남이다. 글을 읽는 즐거움이 다시 시작되었다.
베란다 천장에 찌짝이 붙어있어 디카를 가져 왔을 땐 어느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후였다.
나무와 나무사이를 오갈 때면 날아도 다닌다. 마치 여우원숭이처럼.
검정색 나비는 크기도 크고 너무도 아름답다.
박재 나비는 봤어도 실제로 보니 아름다움에 함께 너울너울 나비춤이라도 추고 싶다.
약을 먹고는 한잠 자고 일어나 이번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인간의 행복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첫째는 먹고 입고 살기위한 조금은 부족한 재산.
둘째는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 약간 부족한 외모.
셋째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절반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명예.
넷째는 남과 겨루어 한 사람 에게는 이기고 두 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는 연설을 할 때 절반 정도만 박수를 치는 말솜씨.
이렇듯 행복은 부족함에서 오는 것이다.
끝없이 채우려는 욕심은 갈증을 일으키고 무리를 부르는 법이란다.
나는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더 많이 행복해지기 위해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함 에도 불구하고, 내 욕심은 날 유혹에 빠뜨린다.
나 살기위해 내 자신에 날 합리화 시킨다.
나 오류와 아만심에 빠져 있으면서 나를 포장시킨다.
행복하려면 행복의 빈 부대자루를 준비해야 한다.
내 마음속에 행복을 가득 담아 두려는 그 마음만큼 내 마음은 비어 있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지금 막 깨치려하는 일어서려는 나라이다.
내가 바라건대 지속 가능한 발전은 하되 환경은 지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1970년대쯤이라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사람들의 마음은 순수하고 여리고 아름답다.
나 돌아가면 그 인니인 들의 마음을 닮고 싶다.
이것이 내가 일본을 제치고 인도네시아에 여행 온 까닭이다.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사진1 -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땅 인도네시아
이곳에서 마음 따뜻하게 재충전하여 앞으로의 내 삶이 더 따스해졌음 한다.
아이들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살다보니 오늘 비용지출이 없는 날이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