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카르타에 다시 가다.
어젯밤은 이곳 쿠타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데 옆방 어디선가 들리는
격렬한 정사신에 사뭇 놀라 눈을 떠보니 새벽 1시였다.
세상사는 이야기이긴 해도 어딘지 모르게 수줍음과 감추고픔이 있는 듯한데
서양인들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기분에 사는 모습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순간 내가 싼 로스멘을 고집했음이 당황스럽기도 했으나
아이도 자라 어른이 되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과정임을 알게 되겠지.
살짝 눈을 떠보니 아이는 옆에서 콜콜 골아 떨어져 자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이 로스멘 레스토랑에서는 TEH TJAP DAUN (PEKU SOUCHON)이라는
중국차가 나오는데 향도 맛도 괜찮다.
오늘로 이 차를 마심도 끝이 되어가 섭섭해진다.
아침을 좀 일찍 마치고 천천히 짐을 쌌다.
그동안 정들었다고 모두들 다시 오란다. 남편과 함께.
내 작은 연못 식구들에게도 인사하고.
사진1 - 나 말고 발리 천리향 보삼.
“슬라맛 띵갈,
슬라맛 잘란“
밖에 나와 블루버드 택시를 잡아 쿠타 해변 공항까지 차비를 물어보니
20,000rp인줄 알았는데 4~50,000rp라고 하여 처음 택시는 돌려보내고,
블루버드 택시를 잡아 m가격으로 공항까지 가기로 했다.
톨게이트비와 기사님 팁까지 포함해 m가격으로 25,000rp나왔다.
기사아저씨는 친절하셔서 가방까지 들어다 주신다.
시간이 일러 공항 밖에서 구경도 하고 놀다가 Lion Airplane 앞에서 기다렸다.
사진2 - 자카르타로 가기 위한 Lion Airplane 항공기
공항세 1인당 30,000rp내고 공항 안으로 들어가 Polo 옷 구경하고 대기실에서 앉아서 기다렸다.
아이는 유행이 다 지난 옷만 있다나.
기다리는데 뒷 자석에 앉아 기다리던 젊은 아저씨가 한국말로 “한국사람 이세요?” 묻는다.
생긴 외모가 한국인 같기도 하고 발음은 조금은 어눌한 것 같기도 한데 한국말 하는 인니인 이다.
한국 부평에서 2년 동안 일했던 적이 있어 한국말을 배웠단다.
난 처음엔 신혼부부인줄 알았더니 결혼 7년차 부부란다.
부인은 흰색원피스에 분홍색 숄을 걸쳤는데 옷의 화사함에 좁은 공항 내에서 가장 돋보였다.
얼굴은 그리 예쁘진 않으나 썬 그라스로 가려 그녀의 세련됨은 보는 이도 기분 좋게 했다.
여자가 여자를 보는 눈도 저렇듯 예쁘면 좋은데 하물며 남자가 예쁜 여자를 보는 즐거움이란 훗훗~~
부인이 가장 돋보이고 예쁘고 아름답고 밝다고 하자 씩 웃으며 고맙단다.
같은 비행기에 그들도 자카르타에 간단다.
근데 그들은 비행기 티켓을 여행사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가 어제 사줬는데 310,000rp에 샀다네.
난 열흘 전에 360,000rp주고 샀다하니 웃는다.
외국인의 특소세라 하니 그렇단다.
그들은 지금 여행 중 이란다. 아이는 둘인데 장모님께 맡기고.
인도네시아에서 상당히 여유롭게 살고 있나보다.
이곳 인니인 들은 넓은 자기네 나라 여행을 다 해본사람들도 적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 2년, 일본에서 1년 동안 일했고 다시 한국에 갈 계획이란다.
내가 남편에게 물으면 남편은 인니말로 일일이 부인에게 통역해준다.
영어로 한국말로 인니어로 얘기하다 보니 기다리던 동안 지루함 없이 시간 보냈다.
집은 술라웨시 마나도란다.
나 거기 가고 싶은데.
간단히 인사하고 그들은 비행기 좌석이 8BC였고 난 9EF여서 많은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아 근데 난 집을 다 부쳐서 몸은 간편한데 비행기 안에서 냉방이 너무 빵빵해 추워 디지는 줄 알았다.
담요를 달라고 해도 담요가 준비 안 되어 있어 미안하단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어도 이곳 인니에선 탈 곳들에서 먹을 것 들을 줘
점심도 부실하게 빵 조금 먹었는데 이 비행기에서는 물 200L만 주네.
공항에 도착해 리뽀가라와찌 쪽으로 가기위해 대중교통편 알아보니 도무지 없네.
밴을 대여하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단다.
한참을 뛰어 다니는데 다시 그 마나도 아저씨를 만났는데 그의 사촌여동생이 공항에 마중 나왔다.
그 사람은 땅그랑 쪽으로 가는데 우리를 리뽀가라와찌에 데려다 준다한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때야.
차안에서 서로의 연락처 주고받고 한참 얘기했다.
홍삼캔디 한웅큼 집어주고 고맙다고 인사하는데 부인은 인식 식으로 뺨 이쪽저쪽으로 인사를 한다.
다음에 여행오면 꼭 자기네 집에 놀러 오란다.
그의 이름은 FRYAN BUDI MONGDONG이다.
한국에서 그도 한국인들에게 도움 많이 받아 자기도 한국인을 도와준다나.
세상엔 고마운 사람들이 하나 가득하다.
사진3 - 자카르타공항에서 땅그랑 가는 길목
아마르따뿌라 경자네 집엔 아들만 있어 파출부랑 같이 청소하고 함께 나와 슈퍼마켓을 찾았다.
밖에서 중국계 여대생들에게 물었더니 오른쪽으로 가라기에 가고 있는데
누가 뒤따라 와 보니 그 여대생들인데 내가 길을 잘못 가고 있어 뒤따라왔단다.
임페리얼 골프장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나.
그러게 세상은 고마운 사람들로 꽉 찼다니까.
여러 가지 식료품들 사고 집에 오니 8시였다.
이곳에서도 걸어 다니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다.
저녁을 하고 냉장고 뒤져 불고기를 해 먹고 함께 사 온 살락을 먹었다.
얼마 만에 맛보는 살락인가.
또 코코파난은 얼마나 내가 좋아하는 것인데,
한국서는 후르츠를 사야 몇 개 나올까 말까 하는데 이곳에선 아예 코코파난만 파네.
나 과일 땜시 이곳에서 살아야 할까봐~
이종사촌이자 친구인 경자는 한국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한국에 들어갔다.
집에는 큰 아들친구가 한국에서 놀러와 함께 있었다.
그는 군대에 가기 전에 여기서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이곳에 왔다고 했다.
일주일 왔다는데 귀국 날이 신기하고 다행스럽게도 나랑 같네.
여기 식구들을 귀찮게 함이 많이 줄어들 테니까.
내겐 이모부이신데 갈 수 없음이 미안스러워 친정오빠께 부주만 부탁해 놓았다.
안주인 없는 집안은 썰렁하고 슬픔까지 겹쳐 집안은 휑했다.
서서히 어른들의 시대는 가고 이젠 내가 어른들 자리에 서야하나 보다.
난 아직도 어리기만 한데.
그녀는 아버지를, 난 엄마를 여윈 우린 언제나 만날 수 있으려나.
오늘도 여긴 더위에 힘이 들어 땀은 뻘뻘 흘러내리고 숨쉬기도 어렵네.
*비용 택시비:25,000rp
공항세:30,000rp
오렌지쥬스:16,990rp
코코파난:9,995rp
살락(1kg):2,785rp-오늘 세일중 어쩐지 싸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살 껄 대형마트라 싸게 파는 줄 알았다)
라면10개:11,750rp
(인니는 라면이 발달된 나라 이곳에서 꼭 먹어 보라기에)
빵5개:17,500rp
귤5개:4,750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