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쿠타 해변에 가다-여덟 째 날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서 내 숙소 앞에서 단전호흡을 하였다.
돗자리 깔고 단전호흡을 하는데 이곳 로스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숙소가
내 방 10호실 앞에 있어서 왔다갔다 정신집중에 혼란을 주네.
하루에 몇 번씩 목욕하는 인니인들 이긴 해 할 말도 없지만
쫙쫙 물 끼얹는 소리는 하루 종일 끊이질 않는다.
훌러덩 우통 벗고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 인니 아저씨들.
내가 쑥스러워 고개를 돌리고 만다.
서로 다른 문화체험(?)
그들의 문화를 내 어찌 할 수는 없고.
스트레칭이라도 개운하게 할 밖에.
가볍게 몸을 푼 후 나시참푸르 사러 밖에 나갔는데 어라 밥 총각이 안 나왔네.
돌아다니다 아줌씨에게 비싼 나시참푸르 샀다.
아이가 이곳에서 주는 Fried egg를 질려서 못 먹는다하여 매일 아침밥을 준비해줘야 한다.
덕분에 나는 매일 아침 2개씩의 Fried egg를 먹는데 영양가는 없고 민생고 해결만 되는
지극히 단순한 탄수화물 섭취만 해 배만 나오네. ㅎㅎ
오늘은 해변 쿠타 비치 쪽에 가서 거닐다 산호랑 조개껍데기 주었다.
사진1 - 아름다운 쿠타해변
나 환경해설가 맞아?
근디 줍다 보니 호주인들 아줌씨 들하고 아저씨들도 조개껍데기 줍는 사람들 많네.
조개껍데기하고 산호부스러기 하고 세관에서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이네.
갖고 나갈 수는 있는 걸까.
자고로 무엇이든지 습득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환전이라도 해 돈을 많이 들고 다니다보면 근심이 생기는 거와 같다.
정말로 예쁜 산호조각, 조개껍데기 많다.
조개껍데기 색깔이 희한하면서 신기하면서 정말 아름답다.
분홍색, 갈색, 하얀색, 연한 미색, 섞인 색들 하곤 정말 예술이네.
숙소로 돌아와 내 방 앞 연못을 구경하였다.
올챙이는 그동안 아빠를 먹어서 그런지 많이 자랐다.
비가 온 후 부쩍 많이 자라서 이제 이 작은 연못에서 101마리가 살기엔 연못이 작다.
작은 연못에서 사는 방법을 올챙이들은 서로들 알고 있겠지.
사진2 - 개구리아빠의 가시고기 이젠 뼈만 덩그라니
가만가만~~~ 쉿! 잠자리가 싸리나무 가지에 앉았다.
잠자리 색깔도 고추잠자리보다 더 빨갛네.
시퍼러둥둥한 잠자리도 있고, 말잠자리보다 더 큰 놈도 있네.
잠자리를 잡았다.
병아리들에게 가져가 주니 서로들 난리네.
먹이의 전쟁이네.
병아리 관리인 아저씨가 웃으며 나에게 묻는다.
병아리를 좋아하냐고, 또 네 나라에도 이렇게 병아리를 키우냐고,
난 어릴 적에 시골에 가서 병아리를 보고는 서울에서 자라는 동안은
병아리를 본 적이 없다고 하자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잠자리를 먹이는 것을 보고는 고맙단다.
나중에 커서 닭 잡을 때 나도 고기 좀 달라고 하자 언제든지 환영이라며
닭 잡을 때 연락할 테니 다시 오란다.
그리고 산호랑 조개껍데기 우리나라에 가져가도 괜찮으냐고 물으니
조금은 1kg정도는 괜찮다고 하며 그걸 왜 가져 가냐고 한다.
너무 예뻐서 가져가 커다란 항아리 뚜껑에 깔고 작은 연못 만든다고 하니 이해가 안가는 표정이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이상한 짓 한다나.
하긴 명품도 민생고 해결이 끝난 사람들의 취향이고 취미이지
하루 벌어 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사람들은
그저 배부르게 먹고 사는 것만이 전부인줄 아는 게 삶의 모습이 아니던가.
사진3 - 쿠타해변의 예쁜 산호랑 조개껍데기들
지구 어딘가에 음식이 흐드러지고,
지구 한편에 배고파 죽는 이들로 가득차고.
여기서 내가 바라보는 인니 인들은 모두 들 각자 처한 입장에서 열심히들 살고 있다.
그들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나아가서는 가난함도 극복하고
자원부국인 인니를 부자로 만듦이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0주희가 놀러 왔다.
산호랑 조개껍데기 보여줬더니 “그거 가져나가면 큰 일 나요, 걸려요” 한다.
그리고 자기는 한 번도 해변 어디에서도 이런 거 못 봤다나.
해변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
“자연은 자연을 아는 사람만이 눈에 띄지.”
내가 말하자 여러 가지로 날 이길 수가 없다나. 항상 배울게 많다나.
내게도 배울게 많다니 더 예쁜 주희.
내가 언제 제게 싸움 걸었나.
난 맞기 전에 비는 바보라고.
그나저나 아 나 강심장 아닌데 어쩌지.
아 항상 욕심은 말썽을 일으킨다니까.
“나 혹시 한국 못가고 인니 감옥에 있으면 면회나 와라”로
배짱 좋게는 대응해 놓았는데 살짝 긴장되네.
아 낮에 간식으로 사먹은 딸기 쨈에 개미가 까맣게 붙었다.
개미를 털어내고 냄비에 물을 받아 가운데에 쨈 병을 넣어놓으니
“개미들 물렀거라”
다 생활에서 나오는 대한민국 아줌씨의 노하우 아니겠어.ㅎㅎ
쑥! 쑥! 쑥! 핑! 핑! 핑!
쏜살같이 인니의 밤이 저물어 간다.
근디 우리 인니 하늘의 별들을 못 봤어.
아웅~~~
나 별보고 싶당!
*비용 나시참푸르:5,000rp
맥도날드치킨,햄버그셋트:58,300rp
맥도날드콜라(리필절대 안 돼):11,500rp
빵:6,500rp
딸기쨈:14,000rp
초코우유:3,500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