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여행

4.발리에 가다.

艸貞 2008. 3. 23. 00:48

너무 진하게 보로부두르 사원을 다녀왔나 다녀온 후로 여행 슬럼프에 빠졌다.
다 시들해져 저녁엔 씻자마자 모든 걸 다 잊고 잠만 자고 싶었다.
내일은 코가 삐뚤어지게 자보리라 마음먹고.
이곳에선 새벽마다 기도소리(알라후 아끄바르)도 나지 않아 조용하니 아침잠을 자긴 좋다.
잠을 잘 때면 아 여기가 한국이야 인도네시아야 구분이 안 가는걸 보니 꽤 깊은 잠이 드나보다.
깊은 잠은 드는데 몸 상태가 어찌 이상스러운데.
아~ 마술에 걸리려나 보다.
걸음도 많이 걷고 피곤도 하고.
언제 들어 왔는지 찌짝이 내 움직임에 잽싸게 틈새로 빠져나간다.
색깔도 다양하게 회색, 초록색, 푸르스름한 색, 연두색등 여러 가지가 있다.
연두색 찌짝이 젤 예쁘다.
아침저녁으론 제법 날씨도 서늘해 잠자기에 알맞은 날씨다.
방안 천장이 무지하게 높다.
기온이 높으니 천장을 높게 해 환기가 잘 되게 하기 위함 인 듯싶다.
방안은 도배도 아니 하고 시멘트벽에 색칠을 하고는 바닥은 타일로 깔아져 시원 하다.
천장에서 2/3지점쯤엔 작은 벽돌크기 만하게 구멍이 다섯 개 정도 나 있어서 그곳으로
모기도 드나들고, 바퀴벌레도 드나들고, 찌짝도 드나든다.
그렇담 이곳 인니인 들은 자연스레 환경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늦잠을 자리라 생각하고 잤지만 깨어보니 7시다.
이 시간이면 한국에선 9신가. 시간부자가 된듯하여 뿌듯해진다.
할머니 딸은 화장을 무지 좋아해 아침부터 얼굴을 매만지며 토닥거린다.
이리 저리 손거울을 보며 얼굴은 좀 딸리지만 여자의 매력을 발산함이 싱싱하다.
아침에 숙소 앞 골목길에는 아침식당이 문들을 연다.
아줌씨 들이 음식을 해와 조그마하게 좌판을 깔고는 파는데 현지인들도 사먹고,
서양인들도 많이 사먹는다. 소식하는 인니인들.
그래서 그런지 뚱뚱한 사람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조절이 필수임이 새삼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갱2 골목을 걷다가 집 안을 구경해 보면 좋은 집도 많이 있지만,
쪽방 촌을 연상하게 하는 집들도 즐비하게 있는데 그곳에서 많은 식구들이 같이 산다.
할머니 식구들이 아침을 골목 앞에서 바이꼬비요를 먹는데,
나도 시켜 달라고 했더니 아줌씨 내 방까지 배달 왔다.
한 그릇 먹고 났는데도 배가 안 차네.
더 먹어 말아 갈등 때리는데 겸사겸사 다이어트에 도전도 할 겸 일석이조를 노리는데,
역시 미인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니까. 정말 어렵네.
난 미를 포기하고 어제 사 놓은 빵에 내 이성을 빼앗긴다.
푹 쉬고 나니 피로는 풀렸는데 마술에 빠지려는지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네.
한국에서 여행 한 달 전쯤에 심한 하혈을 경험한지라 불안했다.
이곳에서 디엥 플라토 유적군도 가봐야 하는데 4시간이 걸린단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밖에.
내 여행계획은 솔로에가서 찬디스쿠를 관광하고,
수라바야에 가서 브로모 화산을 관광하고 발리로 갈 예정이었으나,
경비도 떨어져가고 컨디션도 불안하고 중간 일정을 제외하고 발리로 이동하기로 했다.
기왕안터미널에 가서 발리행 일정을 알아봤더니 오늘 오후 2시에 덴파사르행 버스가 있단다. 

 

 사진1 - 족자에서 덴파사르행 버스표


몹시 서두르며 돌아다니는데 세상에 바쁜 사람은 우리 둘 밖에 없는 듯하다.
떠나려고 마음먹으면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있었던 도시가 싫어지는 까닭은 왜일까.
다시 숙소에 와 환전하고 짐 싸고 서두르느라 기왕안터미널로 향하는데 아차! 맡겨놓은 김치를 잊었다.
버스가 오후 2시에 출발하여 낼 아침 7시에 도착한다고 하니 대장정의 이동이 기다리고 있다.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계속하여 내려 버스의 속도는 더 늦춰지고.
그래도 이 버스는 비새는 곳은 없으나 대장정의 버스답게 버스 안에 화장실이 이채롭다.
어느새 바깥은 어둠에 묻혀 간혹 불빛만이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을 말해줄 뿐, 어둠은 말이 없다.
한참을 가는데 어디선가 모두 내리 길래 따라 내렸더니 빨간 티켓을 하나씩 나눠준다.
식당에 들어가 1식3찬정도의 뷔페(?)식을 저녁으로 제공해 준다.
근데 못 볼 것을 봤다. 헉!
남은 반찬을 다시 모아두는데 설마 다시 반찬으로 사용은 안 허겄지.
식사 후 남은 여정을 위해 버스에 타기 전 가벼운 운동을 하는 나를 모두 쳐다본다.
하긴 45인승 버스에서 외국인은 우리뿐이니 쳐다볼 만도 한가.
또다시 버스는 달리고 또 달린다.
멀리서 여명이 트기 시작하는 시간쯤에 버스는 큰 배에 실려진다.
관광버스 3대, 트럭 2대, 수많은 오토바이, 각종 물건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
모두들 버스에서 내려 배안에서 화장실도 가고, 배안에 상점도 많다.
배 2층에 기관실이 있어 구경도 하고,
자와 섬과 발리 섬이 서로 거리로는 10분정도인데 배 데는 시간은 15분정도로 많이 걸린다.
발리에 들어와서는 섬 입국심사가 또 있다.
버스에 탄 모든 사람들이 모두 버스에서 내려 줄을 지어 신분증을 보여주고,
여권을 보여주고 돌아서 다시 버스에 탑승한다.
발리 섬에 들어오기 위한 절차인가. 좀 귀찮네.
발리 섬에 버스가 닿자 이젠 덴파사르 터미널을 향해 달리는데
7시에 도착한다는 버스는 9시가 되어도 계속 달리기만 한다.
족자에선 예약할 때 17시간이라고 하더니 휴~~~ 미치것다.
여행에 쩐 나도 힘들다.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한 마음이 들어가는데
그래도 아이는 찍소리 안하고 잘 버텨준다.
하긴 현지인은 5살 난 어린애기도 족자에서 여기까지 오니까.
여기저기 바닷가가 보이는 것이 드디어 발리에 도착하나 했는데 덴파사르 터미널은 멀리 있나보다.
여전히 계속 버스는 달리기만 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겠지. 도착시간이 10시 30분!
죽인다!
솔로에서 버스를 탄 한 청년은 친구를 만나러 쿠타에 간단다.
우린 청년과 함께 택시타고 쿠타로 가기로 했는데, 우린 덴파사르 터미널 기사 아저씨에게 속았다.
그것도 블루버드 택시 기사에게.
한 명당 택시비로 20,000rp를 달라고 해 우린 40,000rp를 내고,
청년은 20,000rp를 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택시비가 미터기로 35,000rp란다.
발리 섬은 자와 섬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키 작은 나무들로 온통 들어찼고, 자와 섬보다는 더 농촌적 느낌이 들기도 한다.
포피스2 거리에서 숙소를 찾는데 지금은 기름 값도 오르고 물가도 올라
최소가격 숙소가 40,000rp짜리를 겨우 찾았다.

작열하는 태양은 뜨겁고 가방은 무겁고 더위에 약한 아이는 힘들어하고.

가끔가다 만나는 한국인들은 신혼여행차 발리에 왔다는 새촘떼기들 신혼부부네.

이곳에서 서핑을 하며 뭘 하는지 여기서 죽때리는 젊은 한국청년을 만났다.

포피스1은 가격은 저렴한데 사고가 많이나 위험하단다.

청년이 살고 있는 곳은 65,000rp인데 에어컨이 없지만 그런데로 깨끗한것이 마음엔 들었지만 비쌌다.

할수없이 발품을 팔면서 땀 삐질삐질 흘리며 알아본곳이 알타완 로스맨이다.

많은 호주인들이 이미 많은 방을 점령하고는 빤스하나 걸치고 해변을 다니는지 피부들이 구릿빛이다.

돼지 요크셔 피부빛깔에 여기저기 햇빛에 노출된 피부층이 껍질이 벗겨져 징그럽다 못해 무섭다.

숙소를 정하고나면 여행이 편한데 숙소를 정하기 전이 가장 힘들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잘 정리되어 있는 여행책자도 아직 없는 편이고.

현지에서 직접 몸으로 뛸수밖에 없는데.

저번에 반둥에서 만난 일본청년은 잘 소개되어있는

일본여행책자를 가져다니며 여행을 하기에 부럽기도 했었다.

원래 개척자는 힘든거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휴~

숙소 구하기 정말 힘들다.

뜨거운 날씨에 이미 넋아웃이 된채로 말이다.

 

 사진2 - 포피스2거리에 있는 알타완 로스멘


족자에서 할머니 말씀으로는 쿠타는 싼 숙소가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와 보니 그게 아니다.
방안 모습은 그럭저럭 다 비슷한데, 조경은 내가 머물렀던 어느 곳보다 아름다웠다.

 

 사진3 - 내 방 10호실 앞 작은 연못-붕어10마리, 개구리와 올쳉이102마리, 큰 달팽이등

            가족들이 많다.- 땡삐, 잠자리, 나비, 파리도 함께 살고, 옆엔 닭(6마리)과 병아리(4마리)

            도 있고 정말 많은 서양인들(거의 대부분 호주인과 약간의 네덜란드인들),

            그외 동양인들(일본인들과 중국인들 한국분)이 같이 살고 있다.

 

 사진4 - 큰 달팽이

 

 사진5 - 윗놈과 동일달팽이인데 다른 느낌이 들죠?


우선 아침포함 가격이고.
아이는 방에 도착하자마자 누워 잠을 잔다.
대장정의 이동은 이렇게 마무리 되어 내겐 한낱 추억거리로 남았지만,
인니 인들은 이렇게 흔하게들 다닌다고 한다.
발리에서 어떻게 지낼까 고민하며 웃음지어 본다.
*비용 바이꼬비요:3,000rp
기왕안터미널:2,000rp
숙소차비:2,000rp
방세(족자):100,000rp
덴파사르행버스:180,000rp
오토르(식사):5,000rp
파파야:2,000rp
탱고과자:6,000rp
멘토스:2,000rp
사탕:1,000rp
탱고스몰과자:4,000rp
쿠타행택시비:40,000rp
물:3,000rp
나시참푸르:10,000rp(물가 존나 비싸네)
*숙소 LOSMEN ARTHAWAN
LEGIAN STREET POPPIES LANE 2
PHONE 62 - 0361 - 752913
KUTA . BALI . INDONESIA
(ROOM WITH FAN, BATH ROOM SHOWER,
BREAKFAST INCLU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