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반둥에 가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우리나라 장마 비는 쨉도 안 된다.
번쩍번쩍, 우르르 쾅쾅~~
어릴 적부터 아이에게는 하느님이 방구 끼는 소리라 세뇌를 시켜놓았더니 무서움도 안탄다.
BOBLO 과일시장에서 사 놓은 과일을 맛있게 먹고는 피곤하여 금방 잠이 들었다.
아이가 잠이 들자 STEEN 호텔 로비에서 매일 저녁 현지인과 서양인들과 함께
현지인의 기타반주에 맞추어 골든 팝을 노래하며 새벽 2~3시까지 논다.
스위스에서 혼자 온 23살의 “Glory"는 노래도 잘하고 체스도 잘한다.
금발에 뽀얀 피부에 그녀의 웃음은 그녀를 더욱 귀엽게 만들고.
그녀는 신청곡으로 “My Way"를 같이 부르고,
내가 희망 곡으로 “Wonderful Tonight"을 신청하자
현지인이 잘 모른다고는 하는데, 많이 들어는 봤다네.
내가 선창하자 금방 같이 허밍과 가사로 따라 부른다.
노래 무지 못하는 나! 열심히 부르자 나보고 노래 잘한다네. 참 나 웃겨서.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난 "Korea"를 대표하고 있지 않는가!
지금 난 여행을 하고 있긴 하지만 난 민간외교관도 겸하고 있다고.
우리나라 노래는 아니지만 세계 속의 한국을 심어 놓으려면 이런 시간쯤이야.
함께 놀다가 난 낼 반둥으로 이동할 계획인데,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물으니
비가 많이 오면 이곳에서 하룻밤 더 머물란다.
비가 안 오길 기도하며 잤지만, 알라께서는 비를 더 내리셔야 하나보다.
우기 철이긴 해 몇 몇 지인들은 건기 때 여행을 가라고 했지만,
이건 정말 많이 내리긴 하네.
허나 난 비 오면 비 오는 데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데로 다 좋다.
어떻게 인간이 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가.
비 오면 비 맞고, 눈 오면 눈 맞을 수밖에.
탓 하는 건 인간의 마음이지 자연이 아니거든.
아침에 일어나 우산 쓰고 환전하러 BANK MANDIRI에 갔는데 자카르타 시내는
온통 빗물로 도시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해진다.
하수구처리가 잘 안 되었나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들어간 사리나 백화점 옆 맥도날드 매장 한쪽은 빗물이 새 빈 그릇을 5개나 바쳐 놓았다.
아~~~ 어릴 적 내 집 풍경이 이곳에서 재연되고 있다.
순간 새마을 운동이 생각되어지며 박정희 대통령이 생각남은......
한국의 빠른 발전상이 영상 되어 그려지며 난 한국에서 태어남이 감사했다.
그리고 지구인으로써 이곳 인도네시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본다.
점심 먹고 잘란작사 거리에 도착 했을 때 학생들은 우산도 없이 무릎까지 물이 찬
작사거리에서 물장난 하며 집에 가고 있다.
이 아이들이 훗날 엄마 되어, 비 맞고 집에 갔던 일이 행복함으로 기억되었음 싶다.
오늘 못 가면 낼 가지 하는 심정으로 편안하게 지내는데,
오후 들면서 비는 차차 개이고 난 반둥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사진1 - 반둥행 기차표
택시기사에게 감비르 역까지 20,000rp를 협상해 놓고는 가방을 �겼다.
이제 이동이다.
기차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 그래도 내가 원하는 젊은 사람은 없네.
할 수 없이 앞에 앉아 있는 아줌마께 부탁해 볼 수 밖에.
아 근데 이 아줌마 자기를 “dentist"라고 소개하네. 난 평범 주부여.
반둥에 내렸는데 여기도 많은 삐끼아저씨들.
벌떼처럼 내게 달려오나 현지인과 얘기하며 가는 날 무슨 수로 잡아.
반둥에서는 찌함뿌라스로 이동해 숙소를 찾을 예정이다.
택시기사는 35,000rp를 제의하나, 아줌마 깍아 주지 못하고 그냥 타라네.
급한 나 25,000rp 제시금액으로 해 탄다하니 O.K란다.
그리고 나 로스맨 또는 홈스테이로 데려다 달라니 알았단다.
Moritz라는 숙소를 많이들 권했으나 못 찾았다.
르요시 홈스테이도 못 찾고.
그러나 택시기사도 그곳 지리에 어두워 찌함뿌라스를 많이 헤매었다.
기사는 자기가 헤맨 만큼 50,000rp를 내란다.
목적지도 안 왔는데 돈 벌 궁리부터 하네.
손님과 기사가 서로 만족할 때 계약이 이루어지는 거지.
어느 한쪽이 삐걱이면 계약은 어렵다.
허나 중요한건 기사보다 더 침착한 나!
숙소마다 택시에서 내려 가격을 물었다. 드뎌 한 집을 찾았다.
숙소비용이 하루에 50,000rp란다.
택시기사에게는 안다고 하고 못 찾은 당신이 헤매 인거라 하자
싸우기 싫어서 인지, 무슨 일인지 그만 됐다며 가버린다.
숙소에 도착하니 어떤 아저씨가 내게 말한다.
사진2 - 반둥에서 내가 묵은 호텔입구 간판
“나는 방을 많이 가지고 있으나 손님은 오직 당신네 들 뿐이다.”
이름은 호텔이라 써있는 데, 복도식 방들에서 금방이라도 무엇이 튀어 나올 것 같은 분위기.
딸 아이는 무섭다며 3층으로 올라가는데 내 옷을 잡아 당긴다.
3층엔 화장실이 밖에 있었고, 2층엔 그나마 화장실이 안에 있었다.
2층에서 가격협상을 하는데 하루에는 47,000rp이고 일주일엔 65,000rp란다.
손님이 없어서 일주일동안 있으면 싼가보다 나는 생각했다.
부엌 사용 시 매회 5,000rp를 내란다.
암튼, 짐을 풀고 부엌으로 밥을 하기위해 갔더니 부엌냄새 죽인다.
살림살이도 생각도 안 나던 시절의 부엌규모.
내가 대한민국 주부임이 정말 고맙다.
서둘러 밥을 지어 김치와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이곳 반둥은 날씨가 쌀쌀하다. 오히려 춥다고도 느껴진다.
담요를 부탁하니 내 주었다.
여기는 화산지역이 유명하니 낼 부터는 화산으로 유황냄새 맡으러 가자.
가는 방법, 주소를 확실히 모르면 어디든 찾기 힘들다.
*)비용 맥도날드: 52,000rp
갑비르역택시비:20,000rp
반둥행기차표:45,000rp
찌함뿌라스택시비:25,000rp
호텔:65,000rp
부엌사용료:5,000rp
*)숙소 HOTEL ARIMBI 3 Melati
Jl. Station Selatan NO.5 Bandung
Telp.(022) 4202734
(Jl. Kebon jati 거리에 있으며,
Terminal STHal 옆에 있슴)